대기업 매료시킨 HR솔루션수시채용 업무 폭증 맞물려신속한 채용 돕는 '그리팅'1300여곳 고객사 확보 성공공정 업무평가 '레몬베이스'사내 인사불만 해소에 도움카카오등 1000곳 이상 채택
디지털 전환에 따라 근무 방식이 크게 변하면서 기업 인사 관리 전반을 지원하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수요가 폭발적으로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재택근무를 비롯해 더 나은 조건을 찾아 퇴사하는 이른바 '대퇴사(Great Resignation)' 시대를 맞아 기업들의 공정한 채용과 성과 관리를 돕는 솔루션 도입이 크게 늘고 있는 것이다. 급변하는 인사 환경에서 직접 솔루션을 제작하기보다 '잘 만든' 외부 솔루션을 활용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이미 관련 유니콘이 여럿 등장한 미국에 비해 태동은 늦었지만 개발자 몸값 상승, 유연근무 확산 등과 맞물려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똑똑한 '인사 관리 SaaS'에 대한 기업들의 갈증은 이제 막 관련 서비스를 내놓기 시작한 초기 스타트업 솔루션들의 눈에 띄는 성공을 이끌고 있다. 리디북스 창업자가 설립한 레몬베이스는 주먹구구로 이뤄지던 인사 평가를 체계화한 플랫폼을 출시해 1년 반 만에 롯데푸드, 카카오 등 고객사를 1000곳 이상 확보했다. 기업 전체, 팀 단위 목표를 설정해 구성원들과 공유하고 그 진척 상황을 확인하기 위한 일대일 미팅을 조율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미팅에서 생산적인 논의를 펼 수 있도록 플랫폼이 어젠다 소스도 제공한다. 구성원들이 서로의 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피드백 공유는 익명과 실명, 정량형부터 서술형까지 유연한 형태로 수시로 가능하다. 레몬베이스에 따르면 현재 서비스를 통해 주고받은 피드백은 100만건을 넘어섰다. 권민석 레몬베이스 대표는 "보통 연말에 파편화된 기억과 감에 의존해 진행하던 인사 평가의 편향성 문제를 기업들이 1년간 쌓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정보기술(IT) 업계 인사 담당자는 "예전에는 회사가 무조건 '갑'이었다면 이제 구직자들의 회사 선택권이 많아진 만큼 직원 한 명 한 명을 소중하게 관리할 수 있는 좋은 도구를 도입하는 것이 크게 의미 있는 일이 됐다"고 말했다.
수시채용 시대를 맞아 채용이 잦아지며 서류 평가·면접 조율을 효율화하는 플랫폼도 주목받고 있다. 두들린이 운영하는 원스톱 채용 솔루션 '그리팅'이 대표적이다. 플랫폼에서 이용자들은 여러 채용 채널에서 지원한 서류를 열람하고 외부 메신저 없이도 팀원과 즉각적인 피드백을 공유할 수 있다. 면접 스케줄 조정 역시 이메일 폭탄 없이 클릭 몇 번으로 각 지원자가 시간대를 매칭할 수 있도록 자동화했다. 출시 반년 만에 쏘카, 패스트파이브 같은 유망 스타트업부터 중견·대기업까지 1300곳이 넘는 고객사를 끌어모았다. 이태규 두들린 대표는 "인사담당자가 일일이 엑셀로 데이터를 관리하던 기존 방식보다 휴먼 에러를 줄일 수 있다"며 "업무 시간이 70%까지 줄었다는 고객도 있었다"고 전했다.
채용을 앞둔 회사가 구직자들의 평판을 조회할 수 있는 플랫폼도 생겼다. 그간 재직자들이 기업을 평가하는 플랫폼만 있었다면 그 역발상이 등장한 셈이다. 인재 검증 플랫폼 스펙터는 이전 직장의 대표와 임원진이 직접 작성한 구직자 평가 정보를 제공한다. 평판 정보는 외향·내향형, 리더·폴로어형 등 지원자 성향에 대한 내용 중심의 객관식 문항과 지원자의 강점, 개선해야 할 점과 같은 주관식 문항으로 구성된다. 모든 평가가 실명으로 작성돼 악성 비방 없이 객관적인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 지원자 사이에서도 서류 한 장, 몇 분의 면접으로 어필하기 어려운 정보를 공유할 수 있어 호응이 높다. 제조, 유통, 금융에 이르는 다양한 고객사를 확보하며 현재 5만8000건 넘는 데이터가 모였다. 윤경욱 스펙터 대표는 "잘 검증된 동료를 뽑을 수 있어 오히려 기존 조직원의 만족도가 높아졌다는 피드백을 받는다"고 말했다.
주 52시간 근무제 확대 적용과 함께 체계적인 근태 관리 솔루션도 주목받는 분위기다. 일례로 통합 근태 관리 솔루션 시프티는 2020년 초기 스타트업으로는 이례적으로 흑자전환한 데 이어 지난해 상반기에는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3.5배 늘었다.
[우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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